스타일·전략 바꾼 싸이, 이번엔 빌보드 정상 오를까

2014-06-02 01:1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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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강수진 기자] 월드 가수 싸이(37·박재상)가 세계를 향해 다시 나선다. 본격적인 출항일은 9일(이하 현지 시간)로 예고됐다. ‘강남스타일’ ‘젠틀맨’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번째 항해다.

지난 31일 미국으로 출국한 그는 LA 모처에 짐을 풀고 각종 현지 프로모션을 대비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10여일 뒤 현지 주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선공개곡 ‘행오버’를 알려나갈 예정이다.

이번 도전은 스타일과 전략 면에서 ‘젠틀맨’과 크게 구분되는 등 변화가 대거 감지된다. ‘강남스타일’ 히트 이후 8개월 만에 ‘젠틀맨’을 들고 왔던 것과 달리, 이번 컴백에는 거의 두 배 가까운 공백기가 있었다. 심혈을 기울인 기색이 곳곳에 가득하다. 싸이는 무엇을 새롭게 준비해왔을까? 또 아쉽게 이루지 못했던 빌보드 정상 등극을 이번에는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

▲ 흥행 가능성을 높인다! 선공개 후 앨범 나와

2013년 4월 싸이가 발표했던 ‘젠틀맨’은 음반이 아니라 디지털 싱글곡이었다. 미국식 언어 유희를 전면에 내세웠고, 특히 뮤직비디오 제작에 역점을 두었다. 사실상 뮤직비디오를 중심으로 하나의 노래에 올인하는 ‘원샷 원킬’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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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싸이의 이번 출격은 단순히 한 곡에 따른 활동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염두한 활동으로 꾸며진다. 싸이는 앨범을 위해 4~5곡을 마련해왔다고 한다.

싸이는 오는 9일 선공개곡 ‘행오버’를 먼저 던져 미국 싱글 시장에 관심을 재촉시킨 뒤, 뒤이어 7월께 선공개곡을 포함해 4~5곡이 수록되는 미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싱글을 먼저 공개하고, 일정한 시간 뒤 음반을 내는 방식은 국내외 톱가수 대다수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음반 프로모션 기법이다. 싱글을 먼저 깜짝 소개해 초반 바람을 일으킨 뒤, 다시 기세를 몰아 새 앨범 수록곡을 알려가는 방식이다.

갖가지 효과가 있다. 제작비나 품은 더 들지만 흥행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공개곡으로 모은 관심을 앨범 타이틀곡으로 무난히 옮겨나갈 경우 흥행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선공개곡이 실패할 경우에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음반 타이틀곡에 재차 매진할 수 있다는 이점도 뒤따른다. 안무나 뮤직비디오 등 외적인 효과보다는 ‘음악’ 본연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활동 자체가 묵직한 무게감을 갖는다.

▲ ‘행오버’는? 타이틀곡은?

싸이가 우선 소개할 노래의 제목은 ‘행오버’(Hang over)다. 선공개곡인 ‘행오버’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6월9일 0시를 기해 세계 각국 아이튠즈에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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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공개를 몇시간 앞둔 8일 오후 7시부터 싸이는 활동에 시동을 건다. 래퍼 스눕독과 함께 미국 지상파TV ABC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게임 나이트>에 출연해 노래 ‘행오버’의 일부와 뮤직비디오 출연 후기 등을 들려준다.

‘행오버’는 술에 흠뻑 취한 상태를 의미하는 ‘숙취’를 뜻하는 말이다. 세계적인 래퍼 스눕독은 올초 한국을 찾아 이 노래와 관련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대중 목욕탕과 당구장 등지를 배경으로 스눕독이 한국식 문화를 즐기는 장면을 담았다.

31일 싸이는 자신의 미국 입국을 현장 취재한 미국 연예매체 TMZ닷컴에게 갖가지 컴백 일정을 직접 알리며 ‘행오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는 TMZ닷컴 취재진에게 “래퍼 스눕독과 선공개곡 ‘행오버’(HANGOVER)를 6월 9일 발표한다”고 먼저 밝히면서 적극적인 분위기로 인터뷰를 풀어갔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젠틀맨’과 달리 이번 ‘행오버’가 갖는 차이점도 따로 언급했다. 그는 “기존 노래는 솔로 미디움곡에 가깝다면, 이번 노래는 완전한 힙합곡”이라고 설명했다. “랩을 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렇다”면서 “스눕독이 도와줬다”고 답했다.

‘행오버’ 이후 앨범 정식 타이틀곡은 7월께 앨범 발표 형식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타이틀곡의 윤곽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현재 어떤 곡을 타이틀곡으로 사용할 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곡이 많아 선택의 폭이 크다고 한다.

▲ 협업, 그리고 달라진 마음가짐

세계적인 스타와의 협업은 전과 크게 다른 차별성 중 하나다. 영미 팝계에서 인기 스타들 간의 협업이 큰 인기를 불러온 경우가 많아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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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힙합계를 상징하는 래퍼 스눕독 외에 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보컬 스티븐 타일러도 싸이의 앨범 수록곡 중 하나에서 호흡을 맞췄다고 한다. 에어로스미스는 지금까지 1억5000만장 가량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을 만큼 인지도가 높은 밴드다. 또 ‘위 윌 록 유’ ‘보헤미안 랩소디’ 등의 히트곡을 지닌 전설적인 록밴드 퀸 출신 기타리스트 브라이언메이도 최근 영국 MTV와의 인터뷰에서 “싸이와 협업하기로 했다”고 밝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앞서 스포츠경향과 만났던 양현석 대표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면서 “기존 우리의 시작에서 보면 말도 안될 만큼 유명한 세계적 스타가 피처링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싸이의 마음가짐도 달라 보인다. 음반을 준비하면서 지난해 12월 치렀던 연말 공연에서 그는 1만여 팬 앞에서 “‘젠틀맨’은 나 답지 않았던 노래였다”면서 “누구를 겨냥하지 않았던 ‘강남스타일’과 달리 ‘젠틀맨’은 마치 무언가를 의도해 ‘언어학’을 한다 싶을 정도로 단어 마다 신경을 썼다”고 고백했다. 그는 “다시 마음을 고쳐 먹었다”며 “그냥 나답게 만들어 또 얻어 걸리면 다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제 좀 살 것 같더라”며 작업 과정을 귀띔했다. 그는 “새롭게 만드는 신곡은 나답게 ‘양끼’(세칭 ‘양아치끼’)를 담기로 했다”며 초심으로의 회귀를 강조했다.

2014.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