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양, 3년 만에 돌아온 그의 반가운 변화

2013-11-12 02:11 오후

14936644_59_20131112090204

[enews24 = 안소현 기자] “까나리 액젓 같아요~”

빅뱅에서 솔로까지. 항상 트렌디한 음악을 들고 대중을 만나온 태양은 당황스럽게도 이번 앨범을 구수한 까나리 액젓에 비유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숙성돼 진한 풍미를 내뿜는 음악을 들고 왔다는 말이다. 3년 동안 자신 만의 앨범을 준비해온 태양에게서는 숨길 수 없는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그는 길다면 긴 이 시간 동안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더욱 확고히 했다.

앞서 1집에서 선보인 리드미컬한 힙합에서 벗어난 강렬한 비트의 선공개곡 ‘링가링가’는 그가 보여줄 새로운 음악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내년 1월 발매될 정규 2집 앨범에는 각기 다른 장르와 느낌의 11곡이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길 예정이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선 태양은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먼저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사실 예정대로라면 빅뱅 멤버 중 제 앨범이 가장 먼저 나왔어야 했어요. 늦어진 건 좋은 결과물에 대한 저와 (양현석)사장님의 욕심 때문이에요. 팬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매번 솔로 활동이 다른 빅뱅 활동과 겹쳐져서 오랫동안 할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생각들을 하지 말고 제가 만든 결과물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무대와 뮤직비디오가 짧지만 강하게 가슴에 남았으면 해요.”

앞서 태양의 솔로 컴백 소식은 올해 초부터 들려왔다. 그는 아티스트로서의 자신의 욕심 때문에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짧은 활동 기간의 아쉬움도 그의 음악적 욕심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는 이번 앨범에 심혈을 기울였다.

“발매가 오래 연기되다 보니 당시 확신을 하고 만든 음악들에 대해 자신감이 사라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고지(발매)를 앞두고 하나하나 들어보니 정성만큼은 까나리 액젓보다 더 진하더라고요.(웃음) 까나리 액젓처럼 어떤 분들 좋을 수 있고 또 싫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정성이 담겼고 제 색깔이 정말 진해졌어요. 태양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 될 것 같아요.”

그의 음악적 변화는 오랜 친구이자 동반자 지드래곤과 작업한 선공개곡 ‘링가링가’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티저 콘셉트에서 뮤직비디오 안무까지, 곡의 전반이 그의 손끝에서 탄생할 만큼 태양은 ‘링가링가’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23626100_59_20131112090204

“‘링가링가’는 가장 늦게 작업한 곡이었어요. 원래는 다른 곡이 선공개곡으로 내정돼 있었는데 지용이의 곡 일부분을 듣고 처음부터 작업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하루 이틀 만에 녹음까지 완성됐죠. 지난 앨범과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일부러 다르게 간 것도 있어요. 지금쯤이 제가 다른 태양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티저 사진 비주얼은 빅뱅 월드 투어를 하면서 페루 유적지의 잉카 문명 등을 보며 영감을 얻었어요. ‘링가링가’ 중반부에 보면 추임새가 한국적 느낌이 많이 나요. 그래서 뮤직비이오에 우리나라의 고유의 멋을 담으면 굉장히 쿨하겠다고 생각했죠. 안무 역시 안무가들의 동영상을 보고 제가 직접 안무가를 찾았어요.”

태양은 ‘링가링가’를 언급하며 지드래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링가링가’를 통해 첫 호흡을 맞췄다. 앞서 지드래곤은 빅뱅의 노래를 프로듀싱해 왔지만 태양의 솔로앨범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년 지기인 이들의 차진 호흡은 ‘링가링가’를 통해 대중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지용이와 저는 서로 특별해요. 천생연분이랄까? 결혼하려면 그런 사람이랑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예요. 물론 남자지만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닮은 점이 없었어요. 그래서 서로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죠. 성향은 너무 다른데, 좋아하는 것은 또 똑같아요. 그래서 서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앞서 지용이 앨범이 너무 잘돼서 부담이 안되느냐고들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는 빅뱅에 누가 되지 않는 앨범이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골수팬들은 8년 동안 정상을 지키고 있는 빅뱅의 존립은 태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일들이 멤버들과 그룹을 흔들고 있을 때 태양은 언제나 그 중심을 지켰다. 그동안 그는 멤버들에 대한 마음을 더욱 키웠다고 했다.

“저도 내가 더 빛나야지 하는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1년여 전부터인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건 빅뱅 멤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의 태양을 만든 건 빅뱅이잖아요. 여러 가지 사건 사고에 대해 감사한 마음도 있어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여느 그룹처럼 서로의 의견 때문에 와해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서로 머리가 커가고 의견이 확고해지려고 할 때쯤 좋지 않은 일들이 있었고 서로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됐죠. 저 같은 경우는 내가 멤버들을 좋아하는구나 더 크게 느꼈어요. 이름 때문인지 멤버들을 비춰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게 제 위치이고 역할인 것 같아요.”

‘링가링가’ 활동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그는 숨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빅뱅의 돔투어에 이어 다음 달 두번째 싱글과 내년 정규 2집 발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돔투어는 지난 월드투어의 연장선에 있어요. 연말에 5명이 모두 모인 싱글을 발표할 예정인만큼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은 같이 공연을 준비하고 노는 게 너무 행복하고 재미있어요. 정규 2집을 발표하는 텀이 길지만 저한테는 좋은 것 같아요. 정규앨범 만큼은 1월에 나오는게 더 좋은 프로모션인 것 같아서요. ‘링가링가’가 의외였듯 한 곡 한 곡 모두가 의외의 느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음악을 기대하고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2013.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