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 “젝스키스 컴백, 단지 ‘무한도전’때문이냐고?”(인터뷰)

2016-05-24 07:1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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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김은애 기자] 젝스키스는 지난 1997년 ‘학원별곡’ ‘폼생폼사’로 데뷔하자마자 엄청난 팬덤을 형성했다. 그들은 ‘커플’ ‘너를 보내며’ 등의 히트곡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2000년 해체를 택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 각자의 삶을 살아오던 젝스키스는 최근 MBC ‘무한도전-토토가2’ 게릴라무대에서 재회하게 됐다. 16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완전체 6명은 변함없는 칼군무와 힘 있는 라이브를 선보이며 훨훨 날았다.

이 같은 젝스키스의 재결합은 연예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젝스키스의 대표곡 ‘커플’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다시 진입하는가하면 각종 방송프로그램 출연섭외가 빗발쳤다. 특히 젝스키스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 컴백을 공식화하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에 그들의 라이벌이었던 H.O.T도 재결합여부로 관심을 받은 상황.

그야말로 젝스키스가 복고열풍에 불을 지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재결합’이란 큰 결심을 하게 됐을까. 강성훈은 최근 스포츠투데이 편집국을 찾아 ‘무한도전’부터 젝스키스 컴백에 관한 뒷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 그동안 젝스키스 활동이 그리웠을 것 같다.
▲ 많이 그리웠다. 가끔씩 젝스키스의 콘서트 등 여러 영상들을 찾아봤다. 특히 ‘무한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열심히 봤다. 기억도 안 나는 영상들을 보면서 울기까지 했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뜨거워지더라.

– 당시 젝스키스란 그룹에 대해 자평하자면?
▲ 글쎄. 스스로 평가하면 어렵다. 그냥 굉장히 임팩트는 있었던 것 같다. ‘훅’ 지나갔다. 그 ‘훅’이 몇 년 동안 남아있는 것 같다. 한시대를 풍미한 정도는 되지 않을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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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토토가 1때부터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
▲ 나도 ‘무한도전’ 토토가1을 보면서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 출연했을 때 정말 열심히 해서 그런 부분에 대한 만족감을 채우고 싶었다. 사실 지난 2014년부터 우리끼리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단지 ‘무한도전’이라는 이유로 탄력 받아서 나온 것은 아니다. 

– 최근 젝스키스가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첫 번째는 자연스러웠다. (양)현석이형은 우리 모두에게 가족이나 다름없다. 둘째로는 젝스키스 멤버들 모두 과거 현석이형을 좋아하고 동경해왔다. 동시간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현석이형도 우리에게 “그때를 생각하면서 너희가 당시에 이루지 못한 목표와 꿈이 있다면 그 것을 함께 나눠 갖자. 너희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줬다. 또 우리와 단순한 비지니스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YG패밀리라는 말이 있듯 가족처럼 대해줘서 감사했다.

– 젝스키스가 YG 소속가수들과 똑같은 전속계약을 맺었다. 빅뱅과 같은 파격적인 대우라던데?
▲ 사실 파격적이라기보다는 그만큼 현석이형이 우리를 존중해줬다. 한편으로는 ‘너희에게 특별히 물질적으로 바라는 게 없다’란 내심을 알 수 있었다. 우리를 단순한 비지니스로만 봤다면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안했을 수도 있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생각해줬을 뿐만 아니라 정말 좋은 형 같았다. 그렇다보니 우리 역시 현석이형의 좋은 동생으로 남고 싶다.

– 젝스키스 해체 당시 멤버들의 불화설도 있었다.
▲ 그건 절대 아니다. 불화설은 추측에 의한 소문에 불과한 거였다. 오히려 다른 그룹보다 사이가 유독 좋았다. 해체하고 자연스럽게 멀어지긴 했지만 활동할 당시엔 우리끼리 뭉쳐 다녔다. 

– 멤버들을 16년 만에 만났을 때 어땠나?
▲ 어색할 줄 알았는데 어제 본 사람 같더라. 우리는 과거 3년 동안 거의 매일 붙어있지 않았나. 질릴 정도로 함께 하다보니 뗄래야 뗄 수 없는 가족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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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계획됐던 ‘무한도전’ 게릴라콘서트가 취소됐었다. 그때 심경이 어땠나?
▲ 걱정이 장난이 아니었다. 속상하기보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머릿속이 하얘졌다. 다시 해체하면 되냐고 툭툭 내뱉기도 했던 것 같다. 

– 하나마나 공연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휴게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 당황했을 것 같다.
▲ 휴게소에선 당황했다. 내가 일반인으로서 많이 가던 곳이었는데 연예인으로 서있으려니 어색했다. 하지만 그 상황도 행복했다. 멤버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 기뻐했다. 

– 다행히 마지막 하나마나 공연으로 게릴라콘서트를 열었다. 예상했었나?
▲ 진짜 몰랐다. 그날 아침 ‘무한도전’ 스태프들에게 휴대폰을 압수당했다. 개인적인 연락을 전혀 할 수 없었고 기사도 보지 못했다. 

– 멤버들 모두 많이 울었다.
▲ 사실 나는 울음을 참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날 메인보컬로 많은 부분을 소화해야했다. 16년만의 컴백무대인만큼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다. 눈물이 맺히자 ‘나 나중에 노래해야하는데’라고 걱정이 됐다. 울면 목소리가 뜨고 컨디션에 지장이 온다. 그걸 알기 때문에 허벅지를 꼬집듯 참았다. 한번 울음이 터지면 통제가 안 되고 계속 이어질 것 같았다. 사실 객석으로 달려가 엉엉 울고 싶었다.(웃음) 너무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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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였던 팬들이 아이를 안고 나타나 어색했을 것 같다.
▲ 팬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긴 했다. 세월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웃음) 이만큼 내가 늙었나 싶더라. 현실을 기피하고 싶었다.

– 오랜만의 무대였다.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 물론 힘들었다. 연습 때 예전과 확실히 체력이 다르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날은 노랭이들과 함께 하니 자연스러운 에너지가 생겼다. 

– 젝스키스의 재결합 이후 H.O.T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시 두 그룹이 함께 활동하면 어떨 것 같나?
▲ 내 바램이다. 불가능할 것 같다곤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우리 노랭이 풍선들과 흰 풍선이 어우러지는 그림을 보고 싶다. 요즘 다 같이 한 무대에서 어깨동무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그때 울 것 같다. 언제쯤 그날이 한번은 오리라는 확신이 든다.

2016.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