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②] YG 양현석 “난 사람 재능 보는게 직업인 사람”

2015-09-21 09: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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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엄동진 기자] 가수 출신 제작자들의 시대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수장은 모두 가수 출신 양현석 대표와 이수만 회장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도 현역 가수인 박진영이고, FNC엔터테인먼트 역시 가수 출신 한성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가수를 해봤기에 소속 가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다. 가수 활동 당시의 경험을 살려, 시행착오를 최소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까지 가미한게 지금 가요계를 이끄는 가수 출신 제작자들이다.

이런 능력을 십분 발휘해,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린 건 누굴까. 빅뱅의 ‘1등’ 타이틀을 방어했고, 아이콘을 완벽하게 론칭한 YG 양현석 대표라는데 의견이 모아질 거다. 올해 유난히 공격적인 앨범 발매와 마케팅으로 YG왕국을 조금 더 견고하게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YG의 넘버원 아티스트 빅뱅과 YG의 미래로 꼽히는 아이콘을 모두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다. 경쟁사들이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하며 부침을 겪었다면, YG는 실패를 몰랐고 미래까지 착실하게 준비했다.

5월부터 4개월간 빅뱅이 차트를 휩쓸었고, 바통은 아이콘이 이어받았다. 싸이, 위너 등 하반기 컴백을 앞둔 가수들에 대한 기대치도 최고조다. 당분간 YG 앞에 성공의 장애물은 없어 보인다.

▶YG 연속 히트 배경은 ‘협업’

YG의 음악은 올해 실패를 몰랐다. 나오는 족족 차트 1위에 올랐고, 롱런하는 곡들도 꽤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YG 아티스트들이 YG 아티스트와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일쑤였다. 그렇게 냈다하면 최소 ‘중박’ 이상은 친다는 YG 음악의 비결은 무엇일까.

양현석 대표는 ‘협업의 힘’을 YG 음악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음악 작업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 창작의 고통이 심해지고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YG의 장점이라면 감 좋은 사람이 모여있는 집단이라는 거다. 사실 빅뱅 같은 경우도 지드래곤이 작사·작곡을 하지만 작곡은 공동작곡이다”라고 소개했다. 

YG의 대표 아티스트인 지드래곤 조차도 협업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얘기다. 양 대표는 “지드래곤의 음악적 색깔이 빨간색이라면 거기에 다른 사람들의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여서 다양한 색깔의 음악이 나오는 거다. 사실 지드래곤은 트랙을 만들지는 않는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하지는 않는다. 그 덕분에 그 시간에 지드래곤이 잘하는 멜로디와 랩을 만드는데 투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협업 시스템이 YG에서 자리잡는데는 사람을 관찰하고 적재적소에 꽂아넣는 ‘심미안’을 가진 양 대표의 역할이 가장 컸다. 그는 “밖에서 볼 때는 YG가 내 1인 기획사로 보일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난 음악을 만들지는 않고, 다만 프로듀서들과 가수들을 협업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어준다. 난 사람을 보고 재능을 보는게 직업인 사람이다. 그게 이제 결과를 내면서 YG가 열매가 잘 열리는 나무가 된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양 대표는 “이제 본격적인 하반기가 시작됐다. 싸이부터 위너·아이콘 등 앞으로 나올 팀들도 기대해달라. 더 열심히 음악을 만들어서, 지금 받고 있는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2015.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