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매의 눈 양현석 대표..감사하지만 무서워” [인터뷰]

2014-03-15 10:4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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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스타엔=김동주기자] 한국 K-POP을 대표하는 걸그룹 2NE1(씨엘, 박봄, 산다라박, 공민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약 4년 만에 정규 2집 ‘크러쉬(CRUSH)’로 돌아왔다.

어느덧 데뷔 6년차, 베타랑 아이돌 그룹이자 한류 문화의 전도사로 우뚝 선 2NE1은 이번 앨범을 ‘터닝포인트’라고 표현했다. 멤버 씨엘이 직접 작사, 작곡에 나서 레게, 힙합, R&B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자신들만의 다양한 음악색깔을 담아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이 제작됐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사실 첫 정규앨범은 싱글 곡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이 우리 마음속에는 1집 같은 정규 앨범 인거 같아요. 다양한 음악과 장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봤는데 너무 좋고 아끼는 앨범으로 제작돼 정말 뿌듯해요” (씨엘)

“오랜만에 신곡이 많이 나와서 저 뿐만 아니라 멤버들 모두 마음이 풍요롭고 즐겁게 지내고 있는거 같아요. 기다린만큼 가장 원하던 앨범이 나온 거 같아요. 요즘에는 입꼬리가 항상 올라가 있어요 (웃음)” (산다라박)

앨범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조바심도 느꼈다. 물론 중간 중간 싱글앨범 등의 활동을 통해 무대에 올랐지만 자신들이 확실하게 준비한 음악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답답한 기분마저 들었다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앨범이 나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희의 틀을 깨는 또 하나의 산을 넘어선 느낌이랄까? 그 동안은 천천히 움직였다면 이제는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계속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씨엘)

직접 작곡, 작사에 도전한 씨엘은 모든 노래가 자식 같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 이번 앨범에 애착이 크다. 자작곡 ‘크러쉬’는 결국 앨범 타이틀 자리까지 꿰찼고 씨엘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의미가 됐다.

“예전에는 작곡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어요. 항상 누군가에 뮤즈로 남고 싶었고 너무 자세히 알게 되면 음악에 대한 환상이 깨질 것만 같아서 겁이 났어요. 평생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도전했어요. 우습게도 해보고 나니까 왜 겁냈나 싶었어요. 알면 알수록 음악은 매력적이에요. 저작권료요? 세 곡 가지고는 택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씨엘)

2NE1의 정규 2집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 인 ‘컴백홈(COME BACK HOME)’은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 대표가 직접 안무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 1995년 발표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 안무를 직접 만들었던 양현석 대표는 10여년 만에 동명의 곡의 안무를 다시 한 번 만들게 됐고 그동안 소속가수들의 포인트 안무 등을 만든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안무를 직접 만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대표님이 이번 작업에서는 뭔가 많이 신경을 많이 써준 거 같아요. 같은 방에서 밤새 지도해주시기도 하고… 본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곡이라서 더욱 그러셨던 거 같아요. 너무 감사하지만 사실 매의 눈으로 계속 지켜보시니까 무섭기도 했어요 (웃음)” (박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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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6년차를 맞이한 2NE1이 꾸준히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친 포인트는 바로 ‘철이 들지 않는 것’이었다. 철이 들지 않음으로써 아무 두려움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들, 그것이 바로 자신들의 원동력이라고.

“개인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좋아하지 하지 않아요.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직도 저희 멤버 개개인의 매력은 많이 보여주지 못한 거 같아요. 그러다보면 또 몇 년이 훌쩍 지나가 있지 않을까요” (씨엘)

“항상 새로운 걸 무언가를 시도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매번 새로운 헤어스타일에 도전하고 있어요. 야자수 머리나 베지터 헤어스타일 같이 가끔은 실패할 때도 있지만요. (씨엘: 한 번은 방송국 앞에서 차에서 내리기 싫다고 울 뻔 한 적도 있어요) 뭐든 적당히 하는 것이 가끔은 좋다고도 생각해요 (웃음)” (산다라박)

2NE1은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정규 2집 앨범 ‘크러쉬’가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61위에 올랐고 타이틀곡인 ‘컴백홈’은 ‘월드 디지털 송스’ 차트에서 5위를 차지한 것.

소속사 식구 가수 싸이의 뒤를 잇는 역대 K팝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2NE1은 이번 앨범 활동으로 세계적인 가수로의 도약을 꿈꾸게 됐다.

“응원의 힘이 정말 대단히 큰 거 같아요. 대중들이 저희를 자랑스러워 해주는 만큼 뿌듯한 게 없는 거 같아요. 그 만큼 저희도 항상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최선을 다해야죠” (씨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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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뛰노는 게 제일 좋다는 2NE1의 10년 후에 모습은 어떨까. 멤버 산다라박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10년 뒤에도 지금 모습 그대로였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철이 들지 않고 즐겁게 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꼭 일 적인 게 아니더라도 나중에 할머니가 돼서라도 이렇게 옷 입고 파란 머리 할 수 있는 멋쟁이 할머니가 됐으면 좋겠어요” (산다라박)

2NE1은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진행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도 한국, 일본, 중국 등 9개국, 12개 도시에서 총 15회 공연 규모의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풍성한 신곡들과 함께 하는 가슴 벅찬 공연이다.

“마음 같아서는 오랜만에 활동 시작했으니 앨범에 있는 한곡 한곡 모두 다 들려주고 무대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에요. 월드투어의 마지막은 한국에서의 앵콜공연이 됐으면 좋겠어요. 많이들 응원해주시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씨엘)

“팬들에게 ‘정말 진화하는구나’라는 말 들을 때가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이번 앨범에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런 말 들으면 왠지 더 ‘으?으?’ 열심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산다라박)

“‘잘한다’라는 이야기도 좋지만 이제는 조금씩 욕심이 생기는 거 같아요. ‘절대 나올 수 없는 레전드 그룹’이라는 말 듣고 싶은데 조금 더 노력해야겠죠 (웃음)” (박봄)

2014.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