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77만 日관객 열광하게 만든 이유 ‘셋’

2014-01-14 12:5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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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오사카(일본)=이지현 기자] 5인 남자 아이돌그룹 빅뱅(지드래곤 탑 승리 태양 대성)이 일본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해외가수 최초로 6개 도시에서 ‘빅뱅 일본 돔 투어 2013-2014’를 개최한 것은 물론, 전석 매진 행렬을 잇는 등 이례적인 행보로 현지에서 확고한 입지를 재확인케 했다.

2009년 일본으로 건너가 싱글 ‘마이 헤븐(My heaven)’을 발표하며 현지 활동을 시작한 빅뱅은 어떻게 일본 데뷔 5년 만에 정상에 섰을까. 지난 13일 오사카 쿄세라돔 앙코르 공연에서 세 가지 이유를 찾아봤다.

◆하나. 스케일이 다르다

지난 해 11월 16일 사이타마 세이부 돔에서 포문을 연 빅뱅의 6대 돔 투어는 오사카 돔,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 나고야 돔, 도쿄 돔, 삿포로 돔에서 공연이 이어졌고, 다시 오사카로 돌아와 쿄세라 돔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총 16차례 공연이 진행된 것.

관객 수도 어마어마했다. 세이부 돔 8만, 쿄세라 돔 15만, 야후오쿠 돔 10만, 나고야 돔 8만 1000명이 동원됐고, 도쿄 돔 16만 5000, 삿포로 돔 4만 5000, 쿄세라 돔 15만 명이 각각 빅뱅을 만났다. 총77만1000명, 다섯 남자의 현지 인기가 반영된 숫자였다.

투어는 화려하고 웅장했다. 대미를 장식한 쿄세라돔을 예로 들자면, 찬란한 조명들이 빅뱅을 쉴 새 없이 비췄고, 거대한 특설 장비들은 팬들과 소통하는 연결 고리가 됐다. 무려 가로 90미터, 높이 23미터에 달하는 무빙 스테이지는 빅뱅과 팬들의 간격을 좁혔다. 움직이는 무대에 올라선 다섯 멤버는 멀찌감치 자리한 관객과도 눈을 마주했다. 무빙 카도 등장했다. 차에 탑승한 빅뱅은 슬로건 및 망토 등 팬들을 위한 선물도 선사했다.

이처럼 팬들과의 완벽한 ‘호흡’을 위한 빅뱅의 투자는 아낌없었다. 제작비, 운영비 등은 약 50억 원이 들어갔고, 회당 스태프 약 800명이 움직였다.

수익도 대단했다. 16번의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빅뱅의 투어는 티켓 한 장당 가격이 9500엔. 한화로 약 10만원 가량이다. 티켓 매출액만 700억 원이 훌쩍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한 마디로 ‘통 큰’ 공연이었다.

◆둘. 완전체만큼 빛난 솔로 역량

개개인 모두 솔로 가수로 활동한 만큼, 홀로 선 무대도 빛났다. 공연 초반 감성적이면서도 파워풀한 빅뱅의 반전 매력이 돋보였다면, 중반부터는 솔로 곡 퍼레이드가 알찼다. 다섯 멤버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 색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지드래곤은 ‘크레용(CRAYON)’과 ‘삐딱하게’로 프로듀싱 능력과 패셔니스타 면모를 한 번에 보여줬다. 탑은 랩으로 카리스마를 뽐냈다. ‘턴 잇 업(TURN IT UP)’ ‘둠 다다(DOOM DADA)’ 등 강인한 중저음의 묵직한 래핑은 무대를 장악하기에 충분했다.

태양은 ‘나만 바라봐’와 ‘웨딩드레스’ 그리고 ‘링가링가’ 무대로 유연한 몸동작, 가창력을 한껏 과시했다. 승리는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Let’s talk about love)’ ‘할말 있어요’ ‘어쩌라고’를 열창했고, 대성은 ‘날개’ ‘조이풀(JOYFUL)’을 부르며 유머러스함이 깃든 ‘매력남’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미 입증된 사실이지만 빅뱅은 그룹 못지않은 개인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다. 그간 솔로 활동을 통해 이를 확인시켰고, 대중의 귀에 익은 ‘히트 음악’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빛나는 퍼포먼스, 다채로운 볼거리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무대였다.

◆셋. 일본 활동으로 쌓은 현지 팬들과의 교감

무엇보다도 팬들과 교감이 환상적이었다. 공연의 열기를 정점으로 치닫게 만든 건 빅뱅의 역할이 당연히 크지만, 일본 관객들의 구호와 호응도 일조했다.

빅뱅이 히트곡 ‘핸즈 업(HANDS UP)’을 선보이자, 팬들은 “헤이 호~”를 연발했다. 탑의 랩 파트가 나오자 관객들은 입을 모아 “티!오!피!(T.O.P)”를 외쳤다. 발 디딜 틈 없는 공연장에서 팬들은 지친 기색 한 번 없이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즐겼다. 빅뱅의 공식 야광봉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춤도 따라 하기 바빴다.

이는 빅뱅이 그간 일본에서 쌓아온 커리어가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연에 앞서 YG엔터테인먼트 재팬 사장 와타나베 요시미는 이 같은 점을 확실히 짚었다.

와타나베 요시미는 “빅뱅은 일본 프로모션을 통해 TV, 잡지 등에 노출이 많이 됐다”며 “빅뱅이 일본에 노출될 수록 (팬들이) 친근감을 더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승리의 활약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그는 “승리가 오사카만의 문화에 잘 스며들어 있다”며 “오사카 사람들은 승리를 통해 빅뱅을 더욱 친근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빅뱅의 다양한 현지 활동을 나열하며 “일본 라이프스타일에 다섯 명 모두 들어와 있는 느낌이고, 뭉치면 굉장한 반응을 불러 일으킨다”고 극찬했다.

어떤 이보다 현지의 사정을 잘 알고, 전략적으로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YG재팬 사장의 이야기는 그 동안 빅뱅이 일본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새삼 깨닫게 했다. 활발한 활동을 통한 친근감, 77만 관객이 빅뱅에 열광하는 마지막 이유다.

2014.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