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위너’ 신효정PD “YG도 모른 납치, 두 달 공들여”(인터뷰)
[이데일리 스타in=김윤지 기자] 이렇게 판이 커질 줄 몰랐다. 지난 7일 첫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외전-꽃보다 청춘 위너편’(이하 ‘꽃위너’)에 대한 이야기다. ‘꽃위너’는 지난 8월 종영한 ‘신서유기 시즌4’에서 시작했다. 이른바 ‘송가락’ 사건 이후 나영석 PD는 각 멤버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송민호는 위너 멤버들이 함께 출연하는 ‘꽃위너’를 제안했다. 이후 멤버들이 드래곤볼을 전부 모으며 소원은 현실화됐다.
흥미로운 출발이었다. 앞선 ‘꽃보다 청춘’는 몰래 카메라로 포문을 열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출연 사실을 모른 채 제작진에게 ‘납치’돼 비행기에 올라탔다. 위너는 달랐다. 위너뿐만 아니라 시청자 모두가 ‘꽃위너’ 촬영을 기다렸다. 위너를 속여야 하는 제작진과 제작진을 의식하는 위너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결과는 제작진의 승리였다. 지난 7일 방송에서 위너 멤버들은 자동차 CF로 속아 죄수복에 면세점 쇼핑백을 들고 서호주로 향했다. 소속사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 중심엔 공동연출 신효정 PD가 있었다. 2년 가까이 쉼 없이 달려온 신 PD는 이번 ‘꽃위너’로 ‘외전’의 정의를 새롭게 내렸다. 전화로 만난 그는 “위너 멤버들에게 오래 남는 좋은 추억이길 바란다”면서 “이 여행을 지켜봐주시는 시청자에게도 즐거운 방송이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번 몰래카메라의 성공 여부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요 아이디어 제공자는 누구인가.
△협업의 결과물이다. 결정적으로 위너 매니저 분들의 도움이 컸다.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위너 멤버들이 방심 여부를 알려줬다. 계획 초안은 이랬다. 행사가 끝난 후 나영석 PD가 운전대를 잡고 공항으로 데려간다는 내용이었다. 알고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예상하고 있더라. 실제 위너도 행사 때마다 긴장한다고 했다. 그래서 무산됐다. 매니저 분들에 따르면 위너 자체가 방송이나 CF 활동이 많지 않아서, 그럴 때 기쁨이 의심을 이긴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동차 CF를 추진했다. 4명을 동시에 속여야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YG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팀, 광고팀,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방송에 나왔듯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몰랐다.
△매니저 분들도 실장급을 제외하고 모두 속여야 했다. 모든 회사마다 보고 체계가 있는데, 그 분들도 부득이하게 계속 거짓말을 해야 했다.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언제 촬영을 가는지 물어보는데 거짓말로 답해야 했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하더라. 출국 당일 안 사람도 많았다.
―총 준비 기간은 얼마나 되나.
△두 달 정도 된다. ‘신서유기4’ 촬영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준비했다. 다들 고생이 많았다. 귀국하자마자 매니저 분들을 만나 회의를 시작했다. 방송에 나간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방심할 만한 계획은 버리고, 방심할 만한 요소는 취하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현장에서 가장 당황한 위너 멤버는 누구인가?
△송민호다. (‘신서유기’를 두 차례 함께 촬영했음에도)나영석 PD를 못 알아보더라. 다른 친구들은 ‘와~’하고 반응했는데 혼자 뒤늦게 놀랐다. 송민호 옆 자리에 이승훈이 앉아있었다. 송민호가 나영석 PD를 생전 처음 본 사람처럼 바라보니까 이승훈은 ‘나영석 PD가 아닌가’하고 잠깐 고개를 갸웃했다고 한다. 송민호는 전날까지 계속 거짓말을 들어야 했다. ‘강식당’을 함께 논의하고 있었고, 그 전날에도 ‘강식당’ 때문에 제작진과 미팅을 했다. 본의 아니게 가장 많이 거짓말을 들은 사람이 됐다.
2017.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