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왜 블랙핑크인지 물으신다면(인터뷰)

2016-11-13 10:10 오전

[뉴스1스타=김나희 기자] 걸그룹 블랙핑크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적어도 무대 위에선 그렇다. 지난 8월 가요계에 데뷔한 후 신인답지 않은 퍼포먼스로 블랙홀 같은 매력을 발휘, 수많은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는 신비한 매력을 지녔다.

그런데 실제로 만난 블랙핑크는 놀랄 만큼 수줍고 또 순진했다. 정말 본인들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최근 진행된 두 번째 싱글 ‘스퀘어 투(SQUARE TWO)’ 발매 관련 라운드 인터뷰는 어째서 이들이 블랙핑크인지 다시 한 번 납득이 되는 순간이었다.

“저희를 만나면 많은 분들이 놀라세요. 무대에서의 모습하고 많이 달라서요. 아무래도 다들 무대 밖에서 말하는 게 낯설고 어색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서로 다들 (말하는 것을)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죠. 연습생 생활 동안 노래하고 춤추는 건 많이 했는데 정작 말할 기회는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도 평소에는 다들 성격이 털털하고 장난기도 많은 편이에요.”


리더가 없는 걸그룹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중 가장 당차게 말을 이어가던 제니의 설명이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블랙핑크가 앞으로 보여줄 털털한 모습에도 관심이 모였다. 이들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블랙핑크의 선배들인 빅뱅, 2NE1, 위너, 아이콘 등은 흥과 끼를 모두 지닌 실력파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선배들만큼의 말주변을 갖추진 못했어도 YG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욱 열정적으로 확실하게 다지고 있는 중이다. 데뷔 직후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까지 거머쥐었다. 아쉽게도 정작 본인들은 이 불같은 열기를 아직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 눈치였지만 말이다.

“사실 저흰 데뷔하고 별로 달라진 점이 없어요. 연습실, 숙소만 다니고 있어서 저희도 정말 궁금한 상황이에요. 대표님이 보내주시지 않는 한 연습실 외에는 잘 안 다니는 편이죠. 가족들도 주말에 연습하기 전 점심때 와서 같이 밥 먹고 그래요. 대신 숙소에서 저희끼리 재밌게 놀아요. 보드게임하고 카드놀이도 그러면서요(웃음).”

우연히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이들은 여느 집 아이들처럼 그리움을 토로했다. 각각 태국과 호주에 가족들이 있는 리사와 로제는 “힘들 땐 집에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가족들이 그립긴 하다.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가끔씩 생긴다”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YG 연습실에서 옷장 귀신 본 일화나 서로에 대한 칭찬 등을 늘어놓으며 수다를 이어갔다. 마치 여리여리한 핑크빛처럼 수줍은 말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냈고 이는 전형적인 십 대 소녀들의 모습이었다.

반면 블랙핑크는 꿈과 미래에 대한 질문에선 강단 있는 대답을 해 눈길을 끌었다. 언제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2NE1 선배들에 대해선 겸손한 태도를 취하다가도 경쟁 걸그룹들에 대해선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한 매력을 뽐냈다.

“같은 회사라서 2NE1 선배들의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워낙 해놓으신 게 많아서 그걸 따라가긴 하겠지만, 그러면서 저희만의 색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들끼리 연습할 때 항상 말하는 게 ‘많은 걸그룹들이 있지만 우리끼리의 최선을 만들자’에요. 다른 선배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걸 경쟁심 같은 것보다 좋은 마음으로 바라봐요. 저희도 나름대로 다른 방향으로 정진 중이니 그런 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요.”
 

이들은 자신들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무대 퍼포먼스’를 꼽았다. 유명 해외 안무가에게서 일반적으로 보이그룹들이 배우는 다소 격한 안무까지 소화해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블랙핑크가 데뷔하기까지 혹독한 서바이벌을 겪어왔기에 가질 수 있었던 자신감이기도 하다.

“저희도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한 서바이벌을 겪었어요. 데뷔를 한다고 한지 오래된 만큼 항상 서바이벌에 임해야 했죠. 그렇게 연습했으니 저희가 무대를 보여드리면 대중이 괜찮게 생각해주시길 바랐어요. 저희도 몇 년 동안 한 게 있으니 그걸 보면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봐주지 않을까’라고 바랐죠.”

“연습생 생활을 할 때 저희가 가장 많이 칭찬을 들었던 부분이 춤이에요. 춤으로 멋진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고 블랙핑크를 더 알리고 싶어요. 아직은 저희 그룹이나 멤버보다 노래를 더 알아주시는 편이니까요. 완벽한 모습만 보여드리려다 보니 더디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점점 더 (저희의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날 때론 블랙과 같은 카리스마를, 때론 핑크와 같은 사랑스러움을 뽐낸 블랙핑크. 이 대비되는 묘한 어울림이 블랙핑크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 즈음, 이들에게 앞으로의 장·단기적인 소망에 대해 물었다.

“저희는 어떤 상이나 순위보다 저희가 어떤 곡을 들고 나와도 찾아주는 걸그룹이 되고 싶어요. 단기적으로는 이번에 안무 연습도 많이 했기 때문에 저희 무대를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장기적으로는 저희 노래들로 콘서트랑 월드투어를 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한편 블랙핑크의 ‘스퀘어 투’에는 더블 타이틀곡인 ‘불장난’과 ‘스테이(STAY)’, 그리고 ‘휘파람’ 어쿠스틱 버전 등 총 3곡이 수록됐다. 블랙핑크는 당분간 음악 방송뿐만 아니라 예능에도 출연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2016.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