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앤매치’ 180일 서바이벌 대장정이 남긴 것 [종영①]

2014-11-07 12: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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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사라 기자]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 iKON을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엠넷 ‘믹스앤매치’가 끝이 났다. 방송은 9주 동안 진행됐지만 참가자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고 소중했던 180일이었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믹스앤매치’ 최종회에서는 iKON의 마지막 멤버가 공개됐다. 확정 멤버 B.I, 바비, 김진환과 지난 4일부터 YG 공식 블로그를 통해 차례로 공개된 합격자 구준회, 송윤형, 정찬우에 이어 마지막 합격자는 김동혁으로 밝혀졌다.

참가자들에게는 길고도 잔인했던 서바이벌이었다. ‘믹스앤매치’는 지난해 ‘윈: 후즈 넥스트(WIN)’에서 위너에게 패한 윈B팀의 재도전의 역사를 그리며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새로운 멤버 정찬우, 정진형, 양홍석이 합세해 총 아홉 명 중 일곱 명만을 뽑는 잔인한 서바이벌이 탄생했다. 방송 초반 윈B팀+1의 조합이 iKON 멤버로 확정될 것이라는 지배적인 예상은 적중. 하지만 9회 방송 동안 ‘믹스앤매치’는 세 번의 매치의 긴장감과 아홉 멤버들의 매력 발산으로 꽉 찬 프로그램이 됐다.

세 번의 ‘믹스’된 ‘매치’는 확실히 참신했다. 확정 멤버 B.I, 바비와 김진환은 각 팀의 리더로 활약하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멤버들은 세 번의 매치마다 눈에 띄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YG 여성보컬들과의 콜라보레이션 미션에서 타블로, 산이, 쌈디, 그레이 등 심사위원들은 세 사람의 급이 다른 실력을 극찬하며 이미 연습생 실력을 벗어난 이들의 면모를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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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 송윤형, 김동혁 등 세 명의 B팀 출신 iKON 후보들도 지난해 ‘윈’ 당시보다 확 달라진 실력으로 YG 프로듀서들을 놀라게 했다. ‘윈’ 때부터 팬층을 확보한 세 사람은 ‘믹스앤매치’ 한중일 글로벌 투표와 시청자 투표에서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특히 지난 8회 방송에서 공개된 ‘파이널 매치’에서도 빈틈 없는 공연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iKON의 마지막 멤버로 합류한 김동혁에 대해서 YG 빅뱅과 2NE1 멤버들 등 선배가수들은 “오늘 제일 잘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멤버였던 정찬우, 정진형, 양홍석은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뤄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시작된 ‘믹스앤매치’ 서바이벌에서 세 사람은 아직 연습 기간이 얼마 안 된 막내 연습생들이었다. 윈B팀 멤버들에 비해 실력이 떨어짐은 물론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랬던 그들은 세 번의 매치와 180일 간의 합숙생활을 통해 어느덧 준비된 예비 신인가수로 성장했다. 정찬우는 꿈에 그리던 iKON에 합류했는데, 이는 YG 가수 중 최단기간 연습생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믹스앤매치’가 남긴 가장 중요한 것은 iKON이라는 YG의 ‘괴물급’ 신인그룹이다. 지난해 ‘윈’을 통해 데뷔한 위너는 지난 8월 데뷔 앨범 ‘2014 S/S’를 발표한 후 음원, 음반, 방송 차트에서 올킬 행진을 이어가며 신인그룹으로서 이례적인 진기록을 세웠다. 이에 위너와 동생인 듯 라이벌 같은 그룹 iKON이 내년 데뷔 후 또 어떤 행보를 걸을 지에 주목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그렇다고 ‘믹스앤매치’에서 탈락한 두 사람이 패배자냐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하고 싶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은 ‘파이널 매치’를 하루 앞두고 함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진환은 “모두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누가 iKON으로 확정이 되든 이 시간을 잊지 말자는 의미 있는 말을 했다.

‘믹스앤매치’ 서바이벌은 어쩌면 ‘딱 필요한 만큼’ 잔인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YG 양현석 대표는 “이 친구들에게는 지금은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미안하다는 생각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멤버들이 얘기한 것처럼 ‘믹스앤매치’는 “이게 끝이 아니고”, 비록 이번에는 탈락자였다 하더라도 언젠가 “곧 또 볼 것”이다. 윈B팀이 지난해의 패배 후 올해 승기를 따낸 것처럼 정진형과 양홍석도 언젠가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

2014.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