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힙합 패션 라이벌 삼성-YG…합작 패션 브랜드 살펴보니
[KBS 인터넷 뉴스 = 이재설 기자] 그동안 베일에 쌓여져 있던 삼성그룹과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합작 패션 브랜드가 공개됐다.
삼성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YG는 공동으로 만든 패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을 오늘(11일) 공개했다. 두 회사가 지분을 투자해 만든 조인트 벤쳐 ‘네추럴나인(Natural9)’이 출범한 지 약 2년만이다.
제일모직과 YG엔터테인먼트는 공동 설립한 네추럴나인을 통해 ‘노나곤’의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네추럴나인은 지난 2012년 8월, 제일모직과 YG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다. 전 세계 젊은층을 대상으로 스트리트 패션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YG공동대표인 양민석씨가 네추럴나인 대표를 맡고 있다. 지분 구성은 제일모직과 YG가 각각 51%, 49%다.
이번에 선보인 패션 브랜드 노나곤은 구각형을 의미하는 단어로 다양성과 무한 성장을 상징한다고 네추럴나인 측은 설명했다. 힙합으로 대변되는 스트리트 문화에 기반을 둔 ‘영 스트리트 캐주얼’브랜드를 표방한다.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품목은 50여가지로, 가죽 재킷과 셔츠, 미니드레스, 스냅백(래퍼가 즐겨 쓰는 챙이 평평한 모자) 등이 주요 품목이다. 가격은 가죽재킷의 경우 40만원대, 셔츠 20만원대, 다운점퍼 90만원대, 스냅백 4만원대다. 이들 품목은 네추럴나인 소속 디자이너들이 개발했다. 이들은 제일모직에서 소속되어 있다가 합류했거나, YG가 직접 뽑은 인력이다.
네추럴나인은 온라인 쇼핑몰과 편집매장, 팝업스토어(임시매장)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오는 12일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을 시작으로 한국 10 꼬르소 꼬모 청담점과 애비뉴얼점, 비이커 청담점과 한남점 등에 순차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연다. 해외에서도 매장을 여는데, 10 꼬르소 꼬모 밀라노 본점과 중국 상하이, 홍콩 등에도 개장한다.
네추럴나인은 케이팝(K-POP)을 통한 음악 한류 확산을 넘어, 한국의 패션과 엔터테인먼트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전 세계 패션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네추럴나인은 YG 소속 가수의 국내외 공연을 통해 노나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양민석 네추럴나인 대표는 “제일모직의 패션 노하우·전문성과 YG의 마케팅·프로듀싱력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내년을 본격적인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유통전략을 통해 2017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의류 브랜드 ‘빈폴’ ‘갤럭시’ 등을 보유한 국내 최대 패션기업이다. YG는 지드래곤(G-DRAGON)이 소속된 빅뱅을 중심으로 2NE1, 위너, 악동뮤지션, 싸이, 에픽하이 등이 소속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한편 패션업계에서는 제일모직과 YG의 힙합 패션 브랜드 사업 재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제일모직은 한때 미국 캐주얼 힙합 브랜드 ‘후부’의 라이선스 브랜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작년 브랜드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1999년부터 진행한 후부 사업을 완전히 접은 바 있다. YG 역시 힙합그룹 지누션 소속인 션이 중심이 돼 ‘마자플라바(MF)’라는 세미힙합 패션 브랜드로 한때 큰 인기를 얻었다. 90년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제일모직과 YG가 약 15년만에 동반자로서 힙합 패션 브랜드 시장을 다시 공략하는 셈이다.
2014.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