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대중성 없는 ‘둠 다다’의 음원차트 1위 의미

2013-11-16 09:06 오후

[OSEN=이혜린 기자] 빅뱅의 멤버 탑이 ‘대중성이 전혀 없는’ 솔로 신곡 ‘둠 다다’로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타성보다 대중성이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던 음원차트에서 이같이 독특하고 어려운 노래가 1위를 하루 이상 지켜내는 건 이례적인 일.

지난 15일 정오 발표 후 8개 음원차트 1위를 휩쓴 이 곡은 16일 오후 현재까지 멜론 등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쉽게 따라하기 힘든 어려운 랩에 몽환적이고 이상하기까지 한 사운드, 기괴한 뮤직비디오에 미뤄볼 때 매우 신기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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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의 1위 수성은 최근 달라진 리스너들의 취향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음원차트를 휩쓰는 ‘대중성’이란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 패턴과 장르를 따라가며 만드는 강력한 후크, ‘뽕끼’ 등을 지칭했으나 탑의 ‘둠 다다’가 의미있는 예외 케이스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속사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성적. 그동안 탑 스스로도 “대중성이 없는 음악”이라고 설명하고, 소속사 역시 이 곡의 티저를 공개하며 “독특한 곡이 될 것”이라고 미리 강조해두는 등 차트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듯했으나 의외로 성적이 좋아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그동안 아티스트의 가치관과 대중성이 대립한다고 여겨져왔지만, ‘둠 다다’의 경우 뚝심있게 밀어붙인 아티스트의 색깔이 대중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케이스로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이 음원과 뮤직비디오에 대한 호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마치 주술을 외는 듯한 노래는 물론이고 조명 하나만 달리해도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탑의 외모를 백분 살린 기묘한 뮤직비디오는 연일 화제를 모으며 “탑만이 가능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탑은 이 곡에서 직접 작사를 맡고, 빅뱅의 ‘배드 보이’, 지드래곤의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KIND)’ 등을 작곡한 CHOICE37과 공동 작곡에도 참여했다. ‘둠 다다’는 현대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탑 자신의 시각을 표현, 거칠면서도 추상적인 가사와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멜로디로 전투적인 느낌을 냈다.

그는 뮤직비디오에도 적극 참여했다. 평소 가구에 관심이 많았던 탑은 개인 가구 컬렉션 중 안토니오 가우디, 살바도르 달리 등의 가구를 뮤직비디오에 공개했다. 그 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김환기 화백의 ‘사슴’이라는 작품이 등장한 것.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 김환기 화백은 탑 외조부의 외삼촌으로 이번 곡의 ‘범상치 않은 코리안’이라는 가사에서 존경의 의미로 공개했다.

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대표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 등을 연상케 하는 패러디로 눈길을 끌었다. 오는 22일 홍콩에서 개최되는 ‘MAMA(2013 Mnet Asian Music Awards)’에선 인류의 진화를 거슬러 올라가 현대 대중문화의 퇴보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탑은 16일부터 일본 77만명을 동원하는 빅뱅 돔투어에 합류할 예정. 빅뱅의 투어는 성공적인 솔로 프로젝트에 이어 규모도 점차 더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속사는 벌써 8년차지만 여전히 ‘핫’한 빅뱅의 현재진행형 발전이 탑의 ‘둠 다다’에서도 잘 드러난 것 같다고 풀이했다.

2013.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