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양현석이 직접 밝히는 ‘위너’에 대한 궁금증 넷
[오마이뉴스 이미나, 이정민 기자] 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 이후 8년 만에 내놓을 남자 신인 그룹을 100% 대중의 선택에 맡긴다. Mnet-tvN <후 이즈 넥스트: 윈>(Who is Next: WIN, 이하 <윈>)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수년간의 연습생활을 거친 총 11명의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이 A팀과 B팀으로 나뉘어 경연을 펼치며, 이중 우승한 팀이 ‘위너'(WINNER)라는 이름으로 데뷔하게 되는 것.
약 두 달 전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이와 같은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화제를 모아왔던 <윈>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양현석은 “YG엔터테인먼트가 메이저로 발돋움한 건 빅뱅의 공이 컸다”며 “8년 만에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하는 ‘위너’가 YG엔터테인먼트의 앞으로의 8년을 책임져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그간의 궁금증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내놨다.
궁금증 하나. 왜 100% 시청자의 선택인가
양현석은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의 수장으로 그간 빅뱅, 2NE1 등을 정상에 올려놓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SBS <K팝스타>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이하이·악동뮤지션 등을 발굴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8년 만에 내 놓는 남자 신인 그룹 ‘위너’에는 조금 다른 방식을 적용한다. 양현석은 “지난 15년간 YG엔터테인먼트를 일궈오면서 나의 의도가 들어간 선택과 결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100% 시청자에게 선택을 맡겨 보겠다”고 말했다.
“<K팝스타>를 진행하다 보니 심사위원 점수가 영향을 끼치고 있더라고요. 이번만큼은 세 번의 배틀에서 심사위원 점수를 0%로 두고, 100% 시청자의 투표와 심사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대중은 늘 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걸 대중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모여서 지금의 YG엔터테인먼트가 있는 건데, 한 번쯤은 이 선택을 대중에게 맡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대중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A팀과 B팀 중 하나 고르라면 도저히 못 고르겠습니다. (웃음) 답답할 때 주변 지인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보듯이. 그런 마음으로 시청자에게 제가 헷갈리는 부분에 대해 여쭈어 보고 싶었습니다. ‘시청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긴 팀을 데뷔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궁즘증 둘. A팀과 B팀, 어떻게 나눴을까
‘위너’의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치는 건 평균 연령 20세의 A팀(송민호·김진우·이승훈·남태현·강승윤)과 평균 연령 만 17세인 B팀(김진환·바비·B.I·송윤형·구준회·김동혁). 이들은 20일 제작발표회서 영상을 통해 연습 과정을 일부 공개했으며, 직접 현장에도 나와 인사를 건넸다. 양현석은 “많은 분들이 <슈퍼스타K2>의 강승윤과 <K팝스타>의 이승훈이 포함된 A팀이 유리하다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B팀이 유리하다. A팀이 B팀을 두려워할 만큼, 나이는 어리지만 굉장한 실력을 가진 두려운 존재들”이라고 귀띔했다.
“재미있게 말씀드리자면 A팀은 다 키가 큽니다. (웃음) B팀은 나이가 어리다 보니 아직은 자라고 있고요. 빅뱅도 사실 키가 큰 그룹이 아니어서, A팀을 볼 때마다 ‘YG에서 처음 만드는 그룹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적으로는 B팀이 조금 더 힙합적입니다. A팀에도 랩하는 친구가 있지만, 힙합그룹이라기보단 팝적인,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는 그룹입니다.
개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도 인간이다 보니 가장 먼저 들어왔던 친구들, 그리고 가장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 정이 갑니다. A팀에서 현재 가장 좋아한다고 표현할 수 있는 친구는 끼가 있는 강승윤과 랩을 잘 해서 제 눈에 들어온 송민호입니다. B팀에서는 B.I가 어린 나이에 열심히 했고, 바비는 집안에 우여곡절이 많은 친구였는데 YG에서 많이 발전했습니다.”
궁금증 셋. ‘위너’, 선배 그룹 빅뱅과는 무엇이 다를까
위너에 앞서 데뷔한 선배 그룹 빅뱅은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프로듀싱 등에 참여하는 등 음악적 재능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인정받아 가요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만큼 위너에게 주어지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을 터. ‘빅뱅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양현석 또한 “사실 내가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이고, 나의 가장 큰 숙제”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누가 이기든 간에 ‘빅뱅의 보급형’이 되면 이 친구들이 아무리 인기 있고 성공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실패라 생각합니다. 15년간 YG엔터테인먼트를 하면서 단 한 팀도 중복되게 하지 않았는데, ‘보급형’이 된다면 작전 실패일 겁니다. 다만 YG엔터테인먼트의 모든 가수는 제가 데뷔시켰지만 제가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절대 위너를 ‘만들지’ 않을 겁니다.
저는 아무것도 못했던 친구들이 잘 하도록 시스템을 갖춰주는 사람이지, 작곡가들에게 ‘이거 만들어, 이거 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절대 (위너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들이 본인의 색깔을 만들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줄 것이고, 그게 YG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위너가 앞으로 어떤 노래를 하고 어떤 옷을 입을지는 저도 모르고, 아무도 모릅니다.”
궁금증 넷. 프로그램에서 진 팀은 어떻게 될까
승자에게는 프로그램 종료와 동시에 데뷔한다는 ‘영광’이 주어지지만, 패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 잔혹한 프로그램. <윈>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서바이벌 리얼리티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이를 두고 양현석은 “어떻게 보면 냉정하고 치열한 프로그램이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거쳐야 할 과정이라 생각했다”며 “일반인들이 대입 시험을 보는 것처럼, 자기의 실력에 의해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선택된다는 점은 같다”고 강조했다.
“두 팀의 실력 차가 현저했다면 이 프로그램은 망할 겁니다. 두 팀 간의 대결이 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흥미롭겠죠. 두 팀 다 어디에 내놔도 창피하지 않을 자신은 있습니다. 그리고 ‘설마 진 팀을 해체하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정말 팀 전체나 멤버가 교체될 수 있습니다. 그대로 데뷔시키는 일은 없을 겁니다. 대중을 기만하고 속이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진 팀도 이 프로그램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기는 동반될 거라 생각합니다.”
한편 <윈>은 총 10부작으로 방송되며 오는 23일 오후 10시(Mnet)와 11시 20분(tvN)에 각각 첫 방송된다.
2013.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