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엔터테이너 단계 넘었다…경건하기까지한 아티스트 넷

2013-11-26 10:1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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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을 좋은 데 쓰고 싶습니다.”

그룹 ‘2NE1’ 멤버 씨엘(22·CL)은 22일 엠넷 아시안뮤직어워즈(MAMA)가 열린 홍콩에서 ‘솔의 대부’ 스티비 원더(63)를 만났다. “개인적으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걸 들으면서 음악이 가진 힘을 사랑을 나누는 데 썼어야 했는데 다른 의미로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아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2009년 ‘롤리 팝’으로 데뷔, 한류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그룹 2NE1의 자성이기도 하다. “저희는 음악만 보고 달려와서 다른 것들에 집중할 겨를이 없었어요.”(공민지)

데뷔 5년째, 연습 기간을 더하면 7~8년을 함께했다. “저희는 그룹을 하려고 모인 게 아니라 각자 활동을 준비하다가 ‘운명처럼’ 만났어요. 각기 음악 성향은 다르지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같죠. 이왕 하는 거 멋있게 하자는 생각이에요.”(씨엘)

2NE1이 21일 몽환적인 발라드 ‘그리워해요’를 발표했다. “멤버 모두가 좋아하는 곡”으로 발표 직후 9개 음원차트에서 정상을 찍었다. 7월 ‘폴링 인 러브’, 8월 ‘두 유 러브 미’ 등에 이어 올해 발표하는 세 번째 싱글이자, 세 번째 음원차트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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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하는 곡과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곡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1’이라는 숫자보다 많은 분이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고 그런 곡을 들려주고 싶습니다.”(씨엘)

“나를 떠나 보낸 그가 아직 너무 미워요/ 차갑게 식어버린 내 가슴은 아직도 그를/ 그리워해요” 등의 노랫말에 멤버들은 저마다의 감상에 젖었다. 박봄(29)과 산다라박(29)은 녹음 중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저는 곡을 부르면서 멤버들이 생각났어요. 듣는 분마다 다 다르게 느끼는 거 같아요”(박봄), “저도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도 저희를 많이 그리워했겠구나 생각하기도 했죠.”(공민지)

1년 전 받은 곡이지만 정규앨범 준비로 발표 시기가 밀렸다. “데뷔하고부터 지금까지 바쁘게 앞으로만 달렸어요. 투어를 돌면서 큰 세계를 보고 큰 그림을 보게 되면서 순간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죠. 투어를 끝내고 받은 곡이에요. 남녀관계의 사랑보다 더 큰 의미를 주고 싶었습니다.”(씨엘)

“실제로 사랑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그립다’는 감정을 생각하기 어려웠어요. 예전 연애를 생각하려니 또 너무 오래 전 일”이라고 말하는 산다라박도 있다. “파파라치에게 사진이 찍힌 적이 있는데 고깃집, 마사지가게, 80% 세일 가게 등이 배경이었어요. 씁쓸했죠.”

곡과 함께한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 400만을 돌파하며 인기다. 씨엘은 “혼자 있을 때 외로움과 힘을 빼고 날것 그대로의,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으로 옷을 걸치지 않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감독님에게 먼저 제안했어요. 누가 시켰으면 그렇게 못했을 텐데 곡을 들으면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시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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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의 용기에 멤버들은 화들짝 했다. “처음에는 놀랐죠. 하지만 씨엘의 생각을 듣고 나서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 뮤직비디오에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요”(박봄), “처음에는 다 같이 하자는 줄 알고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어요.(웃음)”(산다라박)

내년 3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중국·홍콩·대만·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일본 등지로 이어지는 월드투어에 나선다. “투어를 위해서, 또 저희를 위해서 투어 전에 정규 앨범을 내고 투어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요.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게하고 싶습니다.”(씨엘)

앞으로의 5년도 내다봤다. “좋아하는 음악이 한 번도 똑같았던 적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멤버들이 솔로 활동을 한 적이 없거나 드물어요. 옆에서 보면서 각자 매력을 담은 곡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기회가 되면 다른 멤버들, 그리고 저도 솔로로서 찾아뵙고 싶습니다. 그 후에 네 명이 모이면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요?”(씨엘)

단단해진 2NE1으로 음악의 힘을 좋은 곳에 쓰겠다는 생각이다. “많은 분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게 음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씨엘)

2013.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