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전야] 2NE1, 너무 달라져도 놀라지마

2013-08-06 08:42 오후
tag.

201308061437775900_520093fd03ef3_59_20130806164907

[OSEN=임영진 기자] 2NE1이 몰아친다.

지난달 레게풍의 힙합곡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로 1년만에 컴백한 2NE1이 한달여 만에 신곡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로 다시 한 번 한여름 가요계를 정조준한다. 씨엘의 솔로 활동으로 인기 불씨를 지핀 2NE1은 우리나라 대중음악 분야에서는 이색적인 장르인 레게에 이어 이번에는 대중성에 방점을 찍은 ‘두 유 러브 미’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2NE1은 자신들을 대표하는 수식어였던 무대 위 여전사, 접근 불가능한 카리스마에서 친근한 옆집 언니, 동생 같은 이미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멤버 산다라박과 박봄이 결성한 YG 홍보팀 ‘쌍박’에 이어 ‘두 유 러브 미’ 뮤직비디오 촬영본에서도 엉뚱한 모습과 코믹 댄스로 친근함을 자아냈다. 신선한 변신이다.

신곡 발표 D-1, 2NE1의 성공 가능성을 알기 쉬운 SWOT 분석으로 풀어봤다.

# S(Strength: 강점): 믿고 보는 2NE1 음악 무대

2NE1의 포지셔닝은 조금 특이하다. 섹시 또는 큐트로 정리되는 걸그룹 시장에서 카리스마를 맡고 있다. 폭발적인 무대 매너와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2NE1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대체불가능한 영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선보였던 인기곡 ‘내가 제일 잘 나가’, ‘아이 돈트 케어’, ‘고어웨이’, ‘어글리’ 등 신명나는 멜로디 속에서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확실하게 입지를 굳혔다.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2NE1은 다소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어도 논란을 비켜가는 거의 유일한 여성 그룹이기도 하다. 명품 스카프를 무대 의상으로 리폼하고, 퍼포먼스를 위해서라면 명품도 망가트리는 열정이 있다. 덕분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때깔이 다른 그룹’이라는 평이 있다.

# W(Weakness: 약점): 대중성보다 실험성에 방점

올 한해 씨엘은 정통힙합곡인 ‘나쁜 기집애’로 솔로 활동을, 2NE1은 지난 7월 우리나라에서는 시도된 바 없는 힙합과 레게를 더한 곡 ‘폴링 인 러브’를 발표하는 등 모험으로 불리는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나쁜 기집애’는 일명 느린 힙합으로 불리며 리스너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동시에 익숙하지 않다는 평과도 마주해야 했다. 블링블링하고 볼드한 액세서리, 담요처럼 큰 힙합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씨엘은 멋있었지만 팬들에게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이어 선보인 ‘폴링 인 러브’도 레게에 힙합이 더해진 파격적인 장르였다. 이를 두고 미국 매체 빌보드, MTV 등은 “2NE1 덕분에 새로운 사운드를 만났다”는 호평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운드를 들고 컴백한 것이다. 이렇듯 2NE1의 행보에는 파격과 이색이 따라붙었다. 대중성보다도 완성도, 실험성에 방점이 찍혔던 것.

하지만 이번에 발표하는 노래는 YG 메인 프로듀서 테디가 작사·작곡한 노래로 여름 계절감을 살린 신나고 경쾌한 느낌의 곡이 될 전망이다. 즉, 대중성을 극대화 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2NE1이라는 브랜드에 대중성이 덧입혀졌을 때의 파급력은 기대해볼만 하다.

# O(Opportunity: 기회요인): 여가수 강세

현재 음원차트는 바야흐로 여가수 강세의 계절이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보면 에프엑스가 ‘첫 사랑니(Rum Pum Pum Pum)’으로 실시간 차트 1, 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크레용팝 ‘빠빠빠’가 올라와 있고, 에일리 ‘유앤아이(U&I)’, 에이핑크 ‘노노노(No No No)’, 브라운아이드걸스 ‘킬빌(Kill Bill)’, 다비치 ‘오늘따라 보고 싶어서 그래’가 톱10에 포진해 있다.

에프엑스부터 다비치까지 공통점은 여자가수라는 점 외에도 콘셉트가 중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일렉트로닉 장르의 선두주자 에프엑스, 4차원 직렬5기통 댄스로 파란을 일으킨 크레용팝 등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 음악을 가졌다. 에일리는 한국의 비욘세로 불릴 만큼 파워풀한 보컬 중심의 곡으로, 에이핑크는 제2의 S.E.S라는 극찬을 들을 만큼 순수에 포커스를 맞춘 퍼포먼스로 인기 몰이 중이다.

이는 2NE1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자 가수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음원차트의 사정과 유니크한 퍼포먼스를 무기로 나왔을 때 성공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지난 7월 ‘폴링 인 러브’로 MBC ‘쇼 음악중심’, 엠넷 ‘엠카운트다운’ 등에서 1위를 수상하며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 T(Threat: 위협요인): 걸그룹 콘셉트 전쟁

현재 음원시장은 기회이자 동시에 위협요소가 된다. 콘셉트 전쟁이라는 말이 붙었을 만큼 섹시안에서도 차별화된 섹시, 카리스마 중에서도 급이 다른 카리스마를 찾는 일이 핵심이 됐다. 최근 들어 강한 여자를 표방하는 신인 가수들이 대거 가요계에 출격했다는 점은 2NE1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NE1이 채택한 것이 바로 ‘친근함’이다. 지금까지의 2NE1이 100m밖에서도 눈에 띄는 연예인 포스의 이미지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손을 내밀면 만남 인증사진을 찍어줄 것 같은 옆집 언니 같은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2NE1은 무대 위에서는 강력한 끼를 분출하는 멤버들이지만 낯을 많이 가리고 부끄러움이 많아 예능 출연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팬들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면서 멤버들은 일상을 담은 홈비디오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쌍박TV’의 일환으로 팬들에게 콜택시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는 7일 ‘두 유 러브 미’를 발표하는 2NE1은 예전과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긴다. 장르만 놓고 볼 때는 ‘폴링 인 러브’와, 활동 방식만 놓고 볼 때는 ‘내가 제일 잘 나가’와 비교가 가능하다. 많이 달라진 2NE1, 너무 놀라지 마시라.

2013.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