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다운 노래”…강승윤, 솔로가수로 10년 음악인생 회고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위너 강승윤이 첫 번째 솔로 앨범으로 자신의 음악 인생을 아우른다.
강승윤은 29일 첫 솔로 정규앨범 ‘페이지’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솔로 가수로 출격하는 각오를 다졌다.
위너의 리더 강승윤은 이날 정규 1집 ‘페이지’를 발표하고 솔로 가수로 나선다. 약 8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강승윤은 “묘한 떨림이 있다”며 “굉장히 열심히 만들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만든 앨범을 세상에 내놓는 다는 자체가 행복하고 설렌다. 이 앨범은 저한테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10년의 음악 활동을 회고하는 앨범일 것 같다. 그래서 꿈만 같은 기분이다”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솔로 앨범에 가장 주안점을 둔 것으로는 “제 음악을 알린지 10년 정도가 된다. 긴 시간 동안 나오는 앨범이기 때문에 사랑이 주제이기 보다는 제 이야기가 돼야 된다고 생각했다. 제 자신과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이 가장 큰 주제였다. 트랙 리스트를 다 짜고 돌이켜보니 10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느낀 것들이 정리된 것 같았다. 10년 음악 활동의 회고록이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위너의 히트곡을 다수 만들며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인정받아온 강승윤은 이번 솔로 앨범에도 타이틀곡 ‘아이야 ‘를 비롯해 12 트랙 모두를 작사·작곡했다. 타이틀곡 ‘아이야’는 나이가 들수록 갖게 되는 책임감과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관한 노래다. 강승윤은 “기본적인 메시지는 나이 어린 아이들이 쓰는 감탄사 ‘아이야’다. 중의적으로 발음이 그렇게 들리게끔 장치한 것도 있다. 제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위로가 담긴 노래다. 이 메시지가 다른 분들의 공감을 살 수 있고, 다른 분들을 위로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이 곡을 스케치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담아냈다. 그룹의 리더이기도 하고, 제 성향상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어깨가 많이 무거웠다. 감정적으로 풀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스케치했다. 그런 가운데 어머니는 항상 저를 아이처럼 취급하시는 것을 보고, 저도 어머니한테는 아직 아이인테 너무 어른처럼 부담감을 가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곡을 만들고 보니 많은 분들이 모든 것을 안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강승윤 만의 생각이 아닌, 모든 사람의 고민이라 생각해 곡 마지막에 떼창 부분을 만들었다”고 했다.
‘아이야’ 뮤직비디오에 대해서는 “이번 뮤직비디오의 가장 큰 포인트는 시간이 리와인드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시간에서 점점 과거로 돌아가는 형식이다. 제 10년을 넘어 더 어린 시절까지 되돌아가면서 그 상황에 맞는 것들을 담았다. 그 상황마다 연기를 했으니 중점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뮤직비디오 후반부에 바다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당시 너무 너무 추웠다”며 “헬리캠으로 엄청 멀리서 찍는다. 컷을 해도 스태프들이 옷을 주거나 할 수 없었다. 생각보다 너무 추워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행인 것은 노을을 찍으면 되는 것이라 해 지고 나서는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로운 사투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장소 섭외할 때 ‘슈퍼스타K2’에서 ‘본능적으로’를 부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촬영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돼서 평화의 전당처럼 보이게끔 의도를 한 것도 있다”는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강승윤은 이번 앨범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펼쳤다. 진한 포크 감성부터 강렬한 사운드의 록, 애잔한 발라드, 경쾌하고 트렌디한 힙합 장르까지 다뤘다. 그러면서도 록 장르가 먼저 떠오른다는 의견에 대해 “작업을 할 때 특정한 방향을 잡고 작업하지는 않는다. 메시지가 있으면 그것을 발전하려고만 몰두한다. 노래를 부를 때는 록 창법이 더 편할 때가 있다. 그러나 만들 때는 록이 좀 도전적이게 되더라. 록을 만드려니 생각보다 안 풀리더라”며 “장르적으로 제한을 두지 않고 작업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운드가 다 기타 베이스더라”고 웃었다. 또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구나’라며 ‘제가 잘 하는 것이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번 앨범에는 지인들과 컬래버레이션이 눈길을 끈다. 송민호가 힘을 보탠 ‘베터’는 지난 인연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담은 곡이다. 강승윤은 “민호는 멤버이기도 해서 피처링으로 따로 표기를 안 했다. 이 곡은 사실 민호 앨범에도 들어있던 곡이다. 묵혀있던 곡인데 민호 파트를 조금 더 늘리고 편곡을 아예 새로 했다. 민호도 가사를 새로 썼다. 민호가 할 때는 엄청 진지하게 하는데, 사람들이 놀라워 하는 박자를 만들겠다며 작업했다”고 했다.
사이먼 도미닉이 참여한 ‘안 봐도’는 청량한 기타 리프로 시작되는 밴드 사운드가 흥겹다. 강승윤은 “같은 부산 사람이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돼서 ‘안 봐도’를 작업하게 됐다. 곡의 분위기가 사이먼 도미닉 목소리와 잘 어울려서 부탁했고, ‘고등래퍼’ 촬영 중에도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2010년 엠넷 ‘슈퍼스타K2’ 오디션 심사위원과 참가자로 만났던 윤종신과 인연도 이어간다. 당시 경엔에서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던 강승윤은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한번 더 윤종신과 의기투합했다. 윤종신이 스페셜 트랙 ‘아이야’ 피처링에 참여한 것이다. 강승윤이 지녀왔던 지난 10여 년간의 삶의 물음들에 윤종신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 위로와 여운을 남기는 스페셜 트랙이다. 강승윤은 “‘아이야’는 무조건 윤종신 선생님과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드렸다. 가수 선생님이자 인생의 선배로 답을 해주는 가사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엄청 열심히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윤종신 선생님이 ‘이방인 프로젝트’로 해외에서 녹음을 혼자 다 하셔서 보내주셨다. 그래서 녹음 파일을 열어주셨는데 마지막에 선생님이 ‘잘 컸다’고 녹음하셨더라. 그걸 듣고 너무 울컥했다.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잘 컸다’는 한 문구 때문에 1번 트랙은 솔로 버전으로, 마지막 트랙은 윤종신 선생님과 함께한 버전으로 넣게 됐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마지막은 선생님의 ‘잘 컸다’가 됐다”고 윤종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위너 앨범과 솔로 앨범과 차별점에 대해서는 “위너와 제 음악을 들었을 때 장르가 다르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안에 담겨있는 메시지가 차별점이라 생각한다. 위너도 위로를 드릴 수 있는 메시지를 많이 담았지만, 멤버들이다 보니 퍼포먼스나 위너가 가진 청량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좀 더 중점적으로 포인트로 두고 내세웠다. 제 솔로앨범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데 집중했다”고 고백했다.
위너 멤버들은 모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승윤은 “우리 멤버들은 무조건 축하를 많이 해준다. 민호는 역시나 아무래도 좋은 친구이자 음악적 동료이기도 해서, 싹 다 들려주니 냉정한 피드백을 해줬다. 그 중 하나가 ‘안 봐도’ 피처링을 받아보라고 했다. 그런 부분으로 최종적인 수정도 했다. 타이틀곡 고민을 할 때도 민호가 ‘아이야’가 가장 좋다고 하더라.
또 다양한 상황으로부터 음악 작업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강승윤은 “정말 다양한 상황에서 문득 문득 떠오른다. 지금도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어느 단어에 포커스가 맞춰지면 메모장에 적는다. 그러고 이걸 어떻게 음악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제 작업의 첫 번째 단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앨범 수록곡 ‘싹’을 예로 “인도를 지나가다 싹이 자라있더라. 근데 너무 기특하더라. 보도블럭에 혼자서 피어난 싹이 기특해서 사진으로 남기려는 상황에 한 행인이 밟고 지나갔다. 그때 메모장에 적어놨다”며 “결과적으로 곡을 쓸 때 마음가짐은 공감과 울림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원동력에 대해서는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리고 제 자신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다. 그러면서 좋은 모습과 발전한 모습을 보이려 한다. 나태해져서 후퇴한 모습을 보여드리기는 싫다. 그러다 보니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자신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은 항상 괜찮다고 하시지만 제 욕심이기도 하다”는 강승윤은 “길게 오래 음악을 하고 싶기 때문에, 발빠르게 지금의 상황들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발전 안 하면 음악 오래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팬들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음악 신념을 밝혔다.
‘페이지’를 한 단어로 정의했을 때 ‘강승윤’이라고 했다. 강승윤은 “음악을 하면서 불러온 노래, 만든 노래들 중에서 이번 앨범이 가장 저다운 노래들이기 때문에 그냥 제 이름 ‘강승윤’ 석 자로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강승윤은 “가수 지망생에서 가수가 되고 활동을 하다 보니 커버하고 싶은 곡들이 생긴다. 한 가수의 풀 앨범이 있으면, 타이틀곡 말고 수록곡을 불러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 곡들이 오랜 시간 기억되더라. 나왔을 때 잠깐 소개되는 것이 아닌, 오랫동안 기억되고 계속 듣고싶은 앨범이 됐으면 한다. 책을 읽다가 괜찮은 구절이나 마음을 울리는 구절이 있으면 책갈피를 꽂아 놓는다. 그런 앨범이 되면 좋겠다. 추억하고 싶을 대 펼쳐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음악 인생의 어떤 ‘페이지’로 남았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멤버들의 입대가 시작되면서 팬들에게 ‘위너의 1막이 잠깐 끝난 것이다. 2막을 기대해달라’고 말씀 드리곤 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의미다. 프롤로그의 클라이맥스 부분일 것 같다. ‘페이지’ 앨범에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에필로그’, ‘프롤로그’ 버전이 있다. 거기에서 비롯해서 생각해봤다”고 짚었다.
2021.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