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①] 송민호 “양현석 회장님, 여자친구 같다”

[일간스포츠=정연지 기자] 가수 송민호(25)에게 2018년은 뭘 해도 다 되는 해였다.
송민호는 올해 ‘소’민호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많은 결과물을 쏟아냈다. 위너 앨범 ‘EVERYD4Y’, 첫 솔로 정규 앨범 ‘XX’에 이어 tvN ‘신서유기’와 게스트로 출연한 JTBC ‘한끼줍쇼’·’아는형님’까지 쉼 없이 활동했다. 공들인 시간과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뭐 하나 빠짐없이 다 잘 됐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는 것을 넘어 모터를 달겠다”는 송민호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12월 위너 컴백도 준비 중이다. 완전체 활동을 준비하는 중에도 솔로곡 ‘아낙네’는 차트 상위권을 유지 중. 이러다가 송민호와 위너가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 명장면이 펼쳐지는게 아닌지 기대된다.
데뷔부터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던 송민호. 그걸 다 이겨내며 오늘날의 화려한 성적표를 얻었지만, 힘든 시기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공황장애로 평소 즐기던 술까지 다 끊었다. 송민호와의 취중토크는 힘들지만 찬란했던 그의 2018년을 되짚는 자리였다. 탄산음료로 무알콜 취중토크를 진행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원래는 소주 세 병이요. 근데 공황장애 때문에 술을 끊었어요. 원래는 (공황장애 사실을) 공개 안 했다가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공개해서 팬들은 알고 있죠. 술 자리는 요즘 좀 피하고 있어요. 올해 초에 아파서 술 자리를 다 차단했죠. 원래 술을 좋아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뒤풀이 말고는 술 자리에 안 갔죠.”
-올해는 참 다양한 활동으로 바쁘게 보냈죠. 그 중 솔로 활동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음원차트, 음악방송 1위 싹쓸이했죠.
“올해를 돌이켜보면 앨범 작업밖에 안 한 것 같아요. 올 초 위너로 활동 했고 솔로 앨범도 냈고, 정말 일 밖에 안했어요. 솔로 앨범은 오래 준비했고, 6,7월에 나오고 싶었는데 퀄리티적인 문제와 여러가지 일로 연말에 나왔는데요. 올해는 이 앨범만을 위해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 만큼 기대도 되고 욕심도 냈죠. 12곡으로 정규로 낸 것만으로도 좋은데 거기에다가 많은 분들이 사랑까지 해주셔서 정말 요즘엔 너무 바쁜데 체력적으로 힘든데 과분하게 사랑을 받으니 너무 감사한 느낌이 들었어요. 어떻게 저한테 도움을 주신 분들,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을 해야하는지 걱정을 진지하게 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위너 활동, 솔로 활동, 예능 프로그램 등 1년 동안 정말 쉴 시간도 없었을 것 같아요.
“살면서 제일 빨리 지나간 1년이에요. 위너 앨범, 제 앨범, 예능에 전시까지 이것저것을 동시에 하다보니깐 정말 정신이 없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걸 다 소화했는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많은 걸 쏟아내려고 했던 해였고, 잠 자는 시간까지 아까웠어요. 자는 시간에 뭔가를 더 할 수 있고 만들 수 있는거잖아요. 올해 솔로 활동하면서 위너 활동 준비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는데 멤버 승윤이가 또 열심히 곡을 쓰고 있어줬죠.”
-처음부터 솔로 정규 앨범을 목표로 준비한 건 아니라고요.
“(양현석)회장님이 솔로 해보자고 했을 때 제가 의견을 말해서 정규로 준비를 하게 됐죠. 어릴 때부터,YG에 들어오기 전부터 제 목소리로 채워진 앨범을 내는 게 꿈이었어요. 그룹 위너 5년차가 되고서 제 의견을 말할 기회가 생겼고 미친듯이 준비해서 12곡을 꽉 채웠죠.”
-‘YG보석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YG 내에선 아티스트의 컴백이 쉽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솔로 앨범까지 낸 건 그 만큼 양현석 회장이 믿어주고 있다는 의미겠죠.
“그렇죠. 요즘 양회장님께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고 있어요. 그래서 더 불안해요. 어려운 존재였는데 요즘 과한 애정을 표현해주셔서 이걸 부응하려면 얼마나 더 해야하나 싶어요. 그러면서 감사하고요.”
-솔로곡 ‘아낙네’로 SBS ‘인기가요’ 1위하고 랩으로 소감을 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 전날에 MBC ‘쇼!음악중심’에서 1위를 했는데 갑작스럽게 수상 소감을 말해야하니깐 감사한 분들 이름이 생각 나지 않더라고요. 너무 어버버하면서 말한 것 같아서 다음 번엔 내 식대로 해보자고 했죠. 그래서 랩으로 소감을 했죠.”
-‘소양강 처녀’를 샘플링해 ‘아낙네’를 만들 생각은 어떻게 했나요.
“사실 ‘소양강 처녀’ 노래를 몰랐어요. ‘아낙네’ 컨셉트를 잡을 때 트로트 기반에 신선한 장르를 넣겠다고 한 건 맞았고, 80% 정도 곡을 썼을 때 양 회장님이 아이디를 주신 게 바로 ‘소양강 처녀’였어요. 회장님 아이디어였어요. 그때 노래를 듣고 곡에 녹여냈죠.”
-수록곡 ‘암’ 가사를 보면 가수로서, 연예인으로 활동을 하면서 힘든 부분을 녹여낸 것 같아요.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쓴 곡이긴 하죠. 가사 그대로요예요. 공항에서, 비행기 안에서 뒤에 앉아서 절 괴롭히는 분들, 식당에서 저를 알지도 못하는데 ‘연예인이냐? 연예인 아냐?’라고 말한 뒤 사인 받는 분들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그런 시간들은 휴식이나 마찬가지인데 무례할 정도로 행동하는 분들을 보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가사로 썼죠. 또 안티팬들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요. 하지만 그런 걸 무겁게 풀어내려고 한 건 아니고 할 말은 해야겠다는 의미로 쓴 가사예요. 또 중의적인 표현 같은 걸 평소 쓰는 걸 좋아하는데 바람이 부는 바람과 바램의 바람이 있잖아요. 그래서 팬들의 바람은 산들바람, 안티팬들의 바람은 강풍이고 싫다는 표현을 한거예요.”
-솔로 활동에 대한 점수를 스스로 매겨본다면.
“오랫동안 준비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성장하고 있고,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앨범은 계속 들으면 들을 수록 아쉬운 부분이 보이죠. 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하지만 생각 보다 기대 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아서 그저 감사해요.”
-솔로 활동하면서 ‘이것만큼은 꼭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게 있었나요.
“수록곡이 12곡인데 일부러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다양한 메시지 곡을 담고 싶었어요. 사실 YG에선 정규 앨범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제가 더 고집을 부린 거죠. 내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어떤지, 또 얼마나 진중하게 음악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팬들은 알고 있지만 대중들이 봤을 땐 예능에서 보여준 ‘송모지리’ 등 예능 캐릭터와 이미지가 더 많다고 생각해서 음악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죠.”

-한 인터뷰에서 양현석 회장을 여자친구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죠.
“네.(웃음) 솔로 앨범 준비할 때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피드백을 계속 보내주면서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감사했고, 그래서 여자친구 같았다고 표현했죠. 근데 정말 양 회장님은 체력 왕인 것 같아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일들을 밤 늦게까지 관여하면서, 또 아침 일찍 ‘믹싱은 어떻게 됐니’, ‘그건 어떻게 됐니’라며 엄청 챙기고 컨트롤 한다는 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12월 위너 컴백을 준비하면서도 여전히 여자친구 같은 느낌이 드나요.
“(양 회장님이) 현재 여자친구예요. 하하. 곡 발표하는 그 날까지 여자친구일 것 같아요.”
-양현석 회장 말 중에 가장 힘이 된 말은 뭔가요.
“요즘 엄청 많이 듣고 있어서요.(웃음) 정말 솔로 활동 결과에 대해 저 보다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약간 츤데레 스타일이고, 칭찬 보단 채찍질을 더 많이 하시는 편인데 이번에 공연 하고 나서 쓰담쓰담해주시더라고요. 최근엔 YG 사옥에서 마주쳤는데 평소에 들을 수 없는 목소리와 톤으로 ‘1위 가수 민호야’라고 부르더라고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런 게 힘이 돼죠.”
2018.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