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나의 꿈이 누군가의 좌절이 되는 ‘냉혹한 현실’

2013-08-24 11:5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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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꿈을 꾼다는 일이 이토록 아픈 바람일 줄이야.’

이보다 더 적나라한 서바이벌이 또 있을까.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빅뱅 이후 8년 만에 선보일 보이 그룹의 데뷔 과정을 전 국민에게 공개한 오디션 프로그램 ‘WHO IS NEXT : WIN’(이하 ‘윈’)이 첫 전파를 탔다. 지금까지 수 많은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고 ‘윈’과 같이 실제 데뷔를 앞둔 가요기획사 연습생들을 상대로 서바이벌 미션을 진행한 방송도 있었다. ‘윈’이 달랐던 건, 승자의 시선 혹은 ‘이길 수 있다’는 예비 승자의 관점에서 바라봤던 서바이벌이 그 반대의 모습까지 조명했다는 데 있었다.

YG의 양현석 대표는 11명의 연습생을 A팀과 B팀으로 나눠 경합을 시켰다. A팀에는 Mnet ‘슈퍼스타K 2’ 출신 강승윤과 SBS ‘K팝스타’ 출신 이승훈이 속해있다. 송민호 김진우 남태현까지 평균 연령 만 20세의 멤버 5인으로 구성됐다. B팀은 MC몽의 곡 ‘Indian Boy’에서 꼬마 래퍼로 활약했던 B.I와 SBS ‘K팝스타’ 출신의 구준회, 김진환 바비 송윤형 김동혁까지 평균 연령 만 17세의 멤버 6인으로 이뤄졌다.

승자는 방송 종방과 동시에 데뷔, 패자는 해체 혹은 멤버 교체 혹은 4년 뒤 데뷔 등의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3번의 배틀 기회를 통해 100% 시청자 투표로 선발된 한 팀만 데뷔 기회를 얻는다. 11명의 연습생들은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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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의 잔인함은 어떤 오디션 참가자들 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연습생들의 마음가짐에서 또한 비롯됐다. 50%의 데뷔 확률보다 50%의 ‘해체’ 확률에 절망감을 가져야 하는 게 이들의 현실이었다. “너희 둘 중 한 팀은 데뷔해 올해”라고 말하는 양현석 대표의 말에 누구도 웃지 못했던 건 ‘지는 팀은?’이란 불안감 때문이었다. 이승훈은 “말이 좋아 그런거지, 탈락하면 바로 해체지”라고 털어놨고 강승윤 역시 인터뷰를 통해 “데뷔 못하면 저흰 100% 해체에요”라고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때문에 승리를 위해 더욱 간절히 전력투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윈’의 잔인한 서바이벌은 가족끼리의 전쟁이라는데서 더욱 배가 된다. 강승윤의 말대로 “같이 연습한 동생을 밟고 올라가거나 밟혀야 하는 게” 맞다. A팀의 이승훈과 강승윤이 이미 유명세를 얻은 멤버들이 포함된지라 B팀 입장에서는 불안함을 감출 수 없지만 그런 모습 조차 이내 “형들이랑 앞으로 잘 지낼 수 있겠지?”라는 노파심으로 바뀌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윈’에서는 한 팀의 ‘위너’가 반드시 배출되기에 A팀과 B팀의 남은 경쟁은 더욱 치열하고 아플 터다. 그토록 바라던 데뷔를 위해, 밤 늦도록 ‘퇴근’하지 않고 연습한 시간이 헛되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 하는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 무대 위 자신의 모습을 꿈꾸는 것이 이렇게 잔인하고 살벌한 일이 될줄 몰랐던 11명 연습생들의 ‘위너 쟁탈전’에 팬들은 물론 가요계 전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3. 8. 24.